보도자료

[교육혁신팀] 메타버시티가 온다, 국내 외 대학의 현주소는?

교육혁신단 교육혁신팀 2022.10.24 10:12 조회 27

미국 대학들은 해부학‧세계사 등 다양한 과목에서 활용 중, 콘텐츠 질도 앞서나가
한양대, 텔레프레즌스 기술 활용해 독보적 입지…19개 대학 23개 캠퍼스와 컨소시엄 구성
‘메타버스 리터러시’ 교육 필요…개인 사생활 보호할 제도적 장치 준비해야

김민경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HY-LIVE를 활용해 5개 대학 학생들에게 기초화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경 교수의 모습은 홀로그램이다. 사진=한양대 제공
김민경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HY-LIVE를 활용해 5개 대학 학생들에게 기초화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경 교수의 모습은 홀로그램이다. 사진=한양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등 첨단기술의 등장은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 특히 교육분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 유행 이후에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국내 대학가 역시 메타버스의 유행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Z세대의 입학 등 여러 조건이 맞물리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술은 발전했으나 그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던 대학들에게 코로나19가 일종의 방아쇠가 된 것이다.

물론, 갑작스럽게 이뤄진 변화는 순탄하지 않았다. 메타버스 공간을 만드는 기술은 준비돼 있었지만 이를 활용한 콘텐츠는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초기의 메타버스 수업은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대학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메타버스 수업은 첨단기기를 활용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온라인 실습까지 제공하는 등 이전까지 교육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 다양한 과목에서 활용되는 미국의 ‘메타버시티’ = 미국 대학들 또한 한국의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의미의 학생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국 대학들은 일과 가정이 있는 학생들을 포함한 비전통적인 학생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 비전통적인 학생들을 대학이 포용하기 위해서는 원격수업과 수업의 질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프라인 수업보다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올가을 ‘메타버시티’를 선보인 10개 대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어하우스 칼리지와 뉴멕시코 주립대학교를 비롯한 10개 대학이 시도한 메타버시티는 첨단기술이 다양한 과목에서 활용되고 있다.

△모어하우스 칼리지 △피스크 대학 △켄자스 간호대학 △뉴멕시코 주립대학 △사우스 다코타 주립대학 △플로리다 A&M 대학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 △매릴랜드 대학 글로벌 캠퍼스 △사우스웨스턴 오레곤 커뮤니티 칼리지 △앨라배마 A&M 대학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등이 이미 메타버시티를 활용하고 있으며, 메타버시티에 합류하는 대학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미국 모어하우스 칼리지의 메타버시티 수업 모습. (왼쪽 위부터) VR 기기를 착용하고 있는 학생들. 세계사 수업 모습. 해부학 실험 모습. 인문학 수업 모습. 사진=모어하우스 칼리지 유튜브 화면 캡쳐

니르 크셰트리(Nir Kshetri)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메타버스가 대학에게 제공하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저렴한 교육 자원 △학생 성취도 향상 △실제 상호 작용에 가까운 가상 상호 작용 △어렵고 위험한 실험 가능 △원거리 학생의 접근성 향상 △젊은 세대의 참여 증가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예를 들어, 피스크 대학의 경우 높은 비용으로 인해 카데바(해부용 사체)를 구입하지 않는다. 대신 더 저렴한 대안인 가상 현실 속의 카데바로 사전 의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메타버스 상에서 심장의 무게를 느끼고 살펴볼 수 있으며, 이를 더 확대해 관찰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인간이 살아있을 때 내린 건강 진단의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다른 심장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미국 피스크 대학의 해부학 실험 수업 모습. 사진=피스크 대학 유튜브 화면 캡쳐.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메타버스를 세계사, 생물학, 화학 과목에 활용하고 있다. 메타버스 교실에서 학생들은 해리엇 터브먼(흑인해방운동가)의 권총으로 무장한 뒤 지하 철도를 여행하면서 역사를 배울 수도 있으며, ‘앵무새 죽이기’의 중심에 있던 법정의 벤치에 앉아 문학에 대해 배울 수도 있다.

■ 텔레프레전스 기술로 교육의 질까지 관리하는 ‘한양대’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대학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원격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렇게 급조된 원격수업들은 △낮은 학습 몰입도 △콘텐츠 부족 △교육 수요‧공급 불균형 등 여러 문제를 노출하며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격수업이 가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며 국내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대학도 있다. 한양대는 자체 개발한 HY-LIVE를 통해 AI+X 교과목을 운영하고, 이를 타 대학까지 확산시키는 등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HY-LIVE 시스템은 텔레프레전스(Telepresence) 시스템에 기반한 실시간 다자간 교육 모델이다. tele와 presence의 합성어인 텔레프레전스는 실물크기의 대화면으로 원격지에서도 상대방의 모습을 보며 화상회의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온라인 강의와 차별점을 갖고 있다.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양대는 홀로그램 스페이스 큐브를 도입해 실재감을 극대화했으며 VR, 자동 녹화기능, 자동학습개입시스템 등도 개발했다. 또한 특허, 상표권, 화상디자인 등도 등록해 공유모델 확산을 위한 기반도 조성했다.

한양대는 HY-LIVE를 교내에 국한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주변 대학, 지역사회 및 산업체와도 공유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HY-LIVE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참여대학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19개 대학 23개 캠퍼스가 참여(2022년 10월 기준)하고 있는 HY-LIVE 컨소시엄은 최근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지능형로봇 분야」 대학들이 참여하면서 수도권-지방 협업 모델로까지 발전했다.

기초화학 수업 조교가 VR 기기를 활용해 화학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백두산 기자

HY-LIVE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은 △광주여대 △광운대 △동양미래대 △루터대 △백석대 △백석문화대 △부경대 △상명대 △서울여대 △안산대 △영진전문대 △을지대(대전‧성남‧의정부 캠퍼스) △인덕대 △조선대 △청운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양대(서울/ERICA) 등이다.

이를 위해 한양대는 서울과 ERICA 캠퍼스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HY-LIVE를 활용한 다양한 유형의 수업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1학기에는 1과목을 109명이 수강했지만 2021년 2학기에는 6과목을 운영해 578명이 수강하는 성과를 거뒀다.

양주성 한양대 교육혁신팀장은 “HY-LIVE 수업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주변 다른 대학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HY-LIVE 컨소시엄을 전국 단위로까지 네트워킹을 구축해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여전히 많은 과제…‘메타버스 리터러시’ 교육 필요 = 니르 크셰트리 교수는 패스트컴퍼니에 기고한 칼럼에서 “보다 많은 대학들이 디지털 캠퍼스를 활용해 ‘메타버시티’로 변화하겠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메타버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3D 학습, 보다 현실적인 상호작용, 원거리 거주 학생의 접근성 등 많은 이점이 있지만 잠재적인 문제들도 있다”며 “메타버스의 윤리적, 사회적, 실용적인 측면은 더 논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사생활 침해와 보안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크셰트리 교수에 따르면 메타버스에서 진행하는 수업의 가장 큰 문제는 ‘비용과 시간’이다. 그는 “메타버스는 저비용 학습 대안을 제공하지만 가상 현실 콘텐츠 라이선스, 디지털 캠퍼스 설립, 가상 현실 헤드셋 및 기타 투자에 드는 비용은 대학에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가령, 피스크 대학의 해부학 실험실은 실습을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가상 콘텐츠 라이선스 구입비, 디지털 캠퍼스 설립 비용, 가상 현실 헤드셋 및 유지 비용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메타버스 과정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수진에게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소비하게 된다.

그는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도 문제라고 경고했다. 메타버스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의 상세한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타(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2 가상 현실 헤드셋을 사용하려면 페이스북 계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수업에 활용되는 헤드셋은 학생의 위치, 신체적 특징과 움직임, 음성 녹음과 같은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메타는 해당 데이터를 비공개로 유지하거나 광고주의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를 제한하겠다는 약관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크셰트리 교수는 △첨단 인프라에 대한 농어촌의 접근성 부족 △새로운 환경에 대한 과제 조정 △편견 증폭 등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우선적인 것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다. 현재 국내 대학들은 14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인해 재정적 여유가 없다.

그러나 대학들이 오프라인을 넘어 메타버시티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재정을 투입해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해야만 한다. 메타버시티 환경 구축은 각 대학의 역량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지원은 필수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의 학생 개인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법안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아직 이와 관련된 법안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학습자에 대한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박상준 전주교대 교수는 저서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에서 학습자에게 ‘메타버스 리터러시’를 교육할 것을 주장했다. 메타버스 리터러시는 메타버스를 이해하고 거기에서 요구되는 규범과 활동 방식에 따라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그는 “메타버스 리터러시의 격차는 교육의 격차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며 “성별, 인종, 계층, 지역에 따라 메타버스 리터러시에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를 평등하게 교육하는 것은 미래 교육이 해야 할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 출처: UNN 백두산 기자  (클릭 시 원문으로 이동)